불량률 계산은 왜 부서마다 다르게 나올까
· 우정소프트웨어 · 약 8분 읽기
불량률 계산식은 같은데 부서마다 숫자가 다른 이유는 공식이 아니라 분모입니다. 재작업분·선별 통과분을 어디까지 넣을지에 따라 불량률이 달라지는 이유를 정리합니다.
"우리 공장 불량률 3%입니다." 이 한 문장, 믿어도 될까요. 같은 공장 안에서도 생산팀이 말하는 불량률과 품질팀이 말하는 불량률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계산식을 몰라서가 아닙니다. 분모(전체 수량)를 어디까지 잡느냐가 부서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라인, 같은 날인데 숫자가 다른 이유
한 부품 공장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오늘 A라인에서 1,000개를 만들었고, 그중 40개가 불량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 40개 중 25개는 재작업(다시 손봐서 고치는 작업)으로 살렸고, 15개는 폐기했습니다.
- 생산팀: "재작업으로 25개 살렸으니 실제 불량은 15개, 불량률 1.5%"
- 품질팀: "재작업도 처음엔 불량이었으니 40개 다 불량, 불량률 4%"
둘 다 틀린 계산이 아닙니다. 무엇을 분모와 분자에 넣을지 정의가 다를 뿐입니다. 문제는 이 정의 없이 숫자만 회의에 올라온다는 점입니다. 경영진은 "불량률 1.5%"와 "불량률 4%" 중 어느 쪽이 진짜인지 모른 채 의사결정을 하게 됩니다.
※ 위 수치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 예시이며 실제 고객사 데이터가 아닙니다.
재작업분을 넣을지 뺄지부터 정해야 한다
재작업은 세 가지 방식으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 처음 불량으로 계산: 재작업 여부와 무관하게 한 번이라도 불량 판정을 받았으면 불량으로 센다. 공정 능력을 가장 엄격하게 보여준다.
- 최종 결과로 계산: 재작업 후 합격했으면 양품으로 센다. 고객에게 나가는 수량 기준이라 출하 관점에서는 합리적이다.
- 직행률(재작업 없이 한 번에 합격한 비율)을 따로 관리: 불량률과는 별개 지표로 둔다.
직행률(FPY)은 이 세 번째 방식을 위한 지표입니다. 재작업 없이 처음 투입만으로 합격한 비율을 따로 보면, 불량률 하나로는 안 보이던 "재작업에 드는 시간과 인건비"가 드러납니다. 불량률이 낮게 나와도 재작업이 많으면 원가는 이미 새고 있는 셈입니다. 불량률과 직행률을 같이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선별 통과분, 어디까지 양품으로 볼 것인가
선별(전수 또는 샘플로 다시 검사해 등급을 나누는 작업)을 거친 제품도 애매합니다. 예를 들어 1차 검사에서 불합격했지만 2차 선별에서 하급 등급(B등급)으로 판정받아 다른 용도로 출하하는 경우, 이걸 양품으로 볼지 불량으로 볼지가 회사마다 다릅니다.
- 원래 등급(A) 기준으로 보면 불량입니다.
- 어떤 형태로든 출하됐으니 양품이라고 보면 불량이 아닙니다.
이 기준을 정하지 않으면, 등급 낮춰 파는 물량이 많은 달일수록 불량률이 착시처럼 낮아 보입니다. 실제로는 손실(등급 하락으로 인한 가격 차이)이 났는데, 불량률 숫자에는 반영되지 않는 것입니다.
공정별 집계를 어디까지 넣을지가 부서 간 숫자를 가른다
공정이 여러 단계(예: 가공, 조립, 검사)로 나뉜 제품은 집계 방식도 갈립니다.
- 공정별 불량률: 각 공정에서 발생한 불량을 그 공정 투입 수량으로 나눈다. 어느 공정이 문제인지 짚어낼 수 있다.
- 전체 공정 불량률: 최종 출하 기준 불량 수량을 전체 투입 수량으로 나눈다. 경영진 보고용 단일 숫자로는 편하지만, 어느 공정이 원인인지는 안 보인다.
공정별로 보면 숫자가 여러 개 나오고, 전체로 보면 숫자는 하나지만 원인을 감춥니다. 그래서 "불량률 몇 %냐"는 질문에는 반드시 "어느 기준으로"라는 질문이 따라와야 합니다.
부서마다 다른 숫자를 쓰는 게 항상 문제는 아니다
생산팀은 "오늘 라인을 세워야 하나"를 판단하려고 재작업 후 기준을 씁니다. 품질팀은 "이 공정의 근본 원인을 잡아야 하나"를 판단하려고 처음 불량 기준을 씁니다. 목적이 다르면 기준이 달라도 됩니다.
문제는 어느 기준인지 밝히지 않고 같은 단어("불량률")로 회의 테이블에 올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두 부서가 서로 다른 숫자로 같은 안건을 다투게 됩니다.
현장에서는 이 구분이 작은 카톡 질문 하나로 해결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 A라인 불량률 얼마야, 재작업 전 기준으로"라고 물으면 MES(생산관리시스템) DB에 저장된 원본 데이터에서 기준에 맞는 숫자를 그때그때 뽑아 답해주는 방식입니다. 담당자가 매번 엑셀로 재작업분을 빼고 더하는 수작업을 하지 않아도, 질문에 어떤 기준인지만 담으면 그 기준대로 집계됩니다. 이렇게 되면 "무슨 기준이었지"를 두고 부서 간에 다투는 시간 자체가 줄어듭니다.
숫자보다 먼저 정할 것
불량률을 새로 계산하기 전에, 세 가지부터 먼저 합의해야 합니다.
- 재작업분을 분자에 넣을지, 최종 결과만 넣을지
- 등급 낮춰 출하한 물량을 양품으로 볼지
- 공정별로 볼지, 전체로 볼지
이 세 가지가 부서마다 다르게 정해져 있다면, 지금 보고 있는 불량률 숫자는 애초에 서로 비교할 수 없는 숫자입니다. 불량 데이터를 어떻게 쌓고 있는지, 품질 기록을 감사(監査)할 때 무엇을 봐야 하는지는 품질 기록 감사 가이드에서, 불량 발생을 놓치지 않고 알아채는 방법은 불량 알림 자동화 가이드에서 더 다룹니다. PPM 단위로 품질 기준을 관리하는 정밀 부품 업종이라면 분모 기준 문제는 더 민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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